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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교안에게 부정선거 의혹 외면한 이유 묻자 "100% 입증 안 되어서"

1년 간 칩거 생활 끝에 지난달 정치 행보에 시동을 건 황교안 전 미래통합당 대표는 6일 "100% 입증이 안 되어서" 4.15 부정선거 의혹을 다툴 수 없었다고 그간의 소회를 밝혔다. <관계기사 10면> 박근혜 정부에서 국무총리를 지낸 황교안 전 대표는 이날 워싱턴DC에서 지인들을 만나 방미 배경을 설명한 자리에서 기자로부터 "부정선거 의혹이 짙다고들 하는데 돌연 사퇴한 데 대한 아쉬움을 지적하는 이들이 많다"는 질문을 받고 "입증이 100% 안 되니까 그런(대응하지 않은)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이같은 발언은 검사 시절 선거사범을 수사한 '공안통' 검사로 정평이 난 황 전 대표로서는 이례적인 답변이라는 반응이다. 부정선거는 정치인이 입증할 책임은 없다. 그 수사도 검찰과 경찰의 몫이다. 그로서는 그동안 터득한 수사 이론과도 배치되는 뜻밖의 답변을 내놓은 셈이 됐다. 황 전 대표는 이날 "99%로도 (부정선거 규명은) 안 되게 되어 있는 것인데 그것 때문에 그렇다"고 말했다. 내년 대선 부정 가능성에 대해서는 "4·7 재보선처럼 감시하면 (부정선거가 없게) 될 것"이라고 안도하는 듯 했다. 부정선거가 사실이라면 민주주의의 근간을 송두리째 뒤흔든다는 위중한 인식에 따라 야당 대표로서 명운을 걸고 강한 드라이브를 걸었어야 했다는 이들이 적지 않았다. 하지만 황 전 대표는 총선 패배의 책임을 지고 홀연히 무대 뒤로 사라졌고 1년 만에 조야에 모습을 드러냈다. 이는 최근 부정선거 국제조사단 한글판을 낸 민경욱 전 의원과 비교해서도 사뭇 다른 행보다. 둘 다 낙선했지만 민 전 의원은 1년째 진실규명을 위해 싸우고 있고 황 전 대표는 오랜 칩거를 청산하고 이제서야 집밖에서 봄볕을 쬐고 있다. 대선을 1년 앞둔 시점에서다. 허겸 기자

2021-05-08

"고난도 로열오페라 데뷔곡 먼저 들려드릴게요" 드림오케스트라 초청 테너 김건우

테너가 할 수 있는 최고 난도 곡, 로시니의 '윌리엄 텔' 그리고 '연대의 아가씨' 아리아 '오늘은 기쁜날'을 들려준다. 김건우여서 가능한 곡들이다. 게다가 두 곡을 한자리에 들을 수 있는 흔치 않은 기회다. '윌리엄 텔'은 김건우가 2016년 우승한 플라시도 도밍고 국제 콩쿠르에서 불렀던 곡이고 '오늘은 기쁜날'은 세계 3대 오페라 극장인 런던 로열오페라에서 오는 9월부터 선보이게 될 곡이다. 23일 LA를 찾은 김건우는 "컨디션이 매우 좋다. 최고의 공연을 보여드리겠다"고 말했다. 김건우는 오늘(25일) 오후 LA다운타운 콜번음악학교 지퍼홀에서 열리는 차세대 성악가 초청 드림오케스트라(지휘 다니엘 석) 오페라 갈라 공연 '오페라여 영원하리' 무대에 오른다. 공연시간은 오후 7시30분이다. 테너 김건우는 2015년 몬트리올 국제 콩쿠르와 이듬해 플라시도 도밍고 국제 콩쿠르에서 연이어 우승을 차지했다. 현재 런던 로열오페라의 영아티스트로 활동하고 있으며 오는 9월부터 런던 로열오페라 극장에서 '연대의 아가씨' 주역으로 데뷔한다. -이번에 부를 곡들이 난이도가 아주 높은 곡이라고 들었다. "테너가 할 수 있는 최고 난도 곡이라고 보면 된다. '윌리엄 텔'은 도밍고 콩쿠르에서 불렀던 곡인데 1993년 콩쿠르가 시작된 이래 처음이었다고 한다. 그만큼 어려운 곡이다. '오늘은 기쁜날' 역시 하이C가 여러 번 나오는 곡으로 부르는 게 쉽지 않다." -영아티스트로 런던 로열 오페라 주역을 맡는 것이 이례적이라고 들었다. "영아티스트가 주역을 맡는 것은 처음이라고 들었다. 사실 도밍고 콩쿠르 우승한 후 영아티스트로 로열에서 활동하는 것이 옳은 선택인지 갈등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우승 후 주변에서 많이 의아해 하기도 했다. 1등을 하면 이후 활동에 어느 정도의 여파가 있을지 모두가 알기 때문이다. 오페라에서 주역으로 많은 제안이 오리라는 것을 누구나 예상할 수 있는 일이다. 하지만 고민 끝에 더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는 영아티스트를 선택했고 로열측도 조심스럽게 건넨 제안을 받아준 나를 좋게 봐준 게 아닌가 싶다." -정말 우승 후 탄탄대로였을텐데 이해가 잘 가지 않는다. "무대에서 실수하면서 배우고 많은 경험을 쌓아야지 롱런을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로열 측에도 2년간 칼을 갈겠다고 얘기했다. 로열은 훌륭한 성악가를 트레이닝을 하는 좋은 코치들을 보유하고 있다. 특히 언어코치도 좋다. 깊은 경지까지 가기위해 또 여러 나라에서 활동하기 위해서는 필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했다." -롤모델이 있나. "성악가 중에서 굳이 롤모델을 찾으려 하지 않는다. 최근에 독창회를 했는데 그때 한국 가곡 3곡을 불렀다. 그 중 하나가 김효근의 '내 영혼 바람되어'다. 어떻게 표현할지가 관건이었다. 세월호 추모곡으로도 많이 불렸던 곡이기 때문에 더 많이 고민했다. 영상들을 많이 찾아봤지만 내 마음의 동의를 얻을 만큼 만족스럽게 불려진 적이 없었다. 그러다가 정경화 바이올리니스트의 2014년 연주를 유튜브를 통해 접하게 됐고 그제야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를 알게 됐다. 가사 한마디 나오지 않지만 가슴에 와 닿더라. 다시 말해 굳이 성악가를 롤모델로 삼을 필요는 없다. 어느 누구도 같은 길을 걷지 않기 때문이다. 어디서든 힌트를 얻고 영향을 받을 수 있다." -오랜 무명생활을 한 것으로 알고 있다. "2016년 콩쿠르에서 우승 전까지 12년간은 무명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학교 다닐 때는 내 노래가 싫었다. 사람들은 내 노래가 남들과 같지 않다, 기존 성악가 같지 않다고 얘기했다. 화가에게 화가답지 않게 그림을 그린다. 축구선수에게 축구선수 같이 않게 공을 찬다고 하면 어떻겠나. 희망없는 소리다. 생각의 전환하지 않았다면 아마 포기했을지도 모른다. 반대로 생각해 보면 '네 목소리는 기억에 남는다' 였다. 그만큼 독특하다는 얘기 아니겠나. 그 다름, 독특함이 없었다면 지금의 나는 없었을 것이다." -한인들에게 한마디 한다면. "우선 초대해주셔서 너무 감사하다. 준비는 잘하고 왔고 컨디션도 좋다. 어려운 곡이지만 최선을 다해 정말 멋진 무대를 보여드리고 돌아가겠다." 오수연 기자 oh.sooyeon@koreadaily.com

2018-08-24

"한미친선 교류에 힘보태요" 대한민국 학생 예능단

"우리나라 문화를 알리는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해서 신나게 춤췄어요." 한미 양국의 민간 친선 교류를 목적으로 미주에서 매년 공연해 온 대한민국 학생예능단(단장 홍성태)이 지난 24일 할리우드하이스쿨(교장 에드워드 콜라시언) 무대에 섰다. 이 행사와 영어캠프를 위해 온 학생들이 본지를 찾았다. 이들 학생들은 사단법인 세계예능교류협회(회장 구임수)가 전국 규모로 개최하는 영어 스피치 대회 및 예능 경연대회 수상자들이다. 수상자들에게는 해외 공연 및 방문 경험 기회를 제공하는데 1993년에 시작돼 올해로 36년째다. 올해도 학생과 스태프 보호자 등 141명으로 구성된 방문단은 할리우드하이스쿨을 방문 미국 학생들 앞에서 행사동안 직접 무용과 영어 스피치 미술작품 소개를 통해 한국 문화를 알렸다. 2년 전 참가했다가 이번이 두번째라는 김민채(창일중1)양은 "한국의 전통무용을 소개했다"면서 "재작년 미국에서 외국인 학생들 앞에서 공연했던 기억이 새로운데 올해 또 무대에 서서 떨렸지만 열심히 공연했다"고 말했다. 특히 "두번째 방문하다보니 자신감이 더했다. 좋은 기회였다"고 덧붙였다. 또 피아노를 연주한 백은재(대전 흑룡초등 5)양은 "한복을 입고 소나타를 연주했다"며 "미국에 와서 공연한다고 해서 연습을 더 많이 해서 그런지 연주가 잘됐다"고 말했다. 신재인(압구정 초등3)양도 "제목이 선샤인팔리시(햇볕정책)인 스피치를 했다"며 "한국에만 있는 토픽이라 제대로 의미를 전달하기 위해서 노력했다"고 말했다. 홍성태 단장은 "모든 학생이 대한민국 예능경연대회에서 대상으로 입상한 수상자들만 참여한 공연이기에 의미가 있다"며 "참가 학생들이 맡은 바를 완벽하게 소화하여 성공적인 공연이 됐다"고 말했다. 그는 또 "어린 학생들의 영어실력이 좋아서 스피치가 훌륭했다는 평가를 받았다"고 덧붙였다. 이들 학생들과 학부모 등은 로욜라메리마운트대학에서 개최되는 글로벌 잉글리시 리더십캠프를 마치고 29일 돌아간다. 장병희 기자 chang.byunghee@koreadaily.com

2018-08-24

"조직과 업무 새롭게 정비했습니다" 한미시니어회 운영교육 이수

샌디에이고 한미시니어회(회장 한청일)가 새롭게 다시 시작한다는 마음으로 조직과 업무의 기본을 재정비하고 있다. 한청일 회장은 지난 21일과 22일 이틀간 샌디에이고시가 주최한 비영리단체 지도자 교육 프로그램에 참석해 비영리단체 운영관련 제반 사항에 대해 이수했다. 샌디에이고대학(USD)에서 열린 이 교육 프로그램에는 시정부가 제안하는 효율적인 비영리단체 운영과 그랜트 신청의 기본 및 방법 등에 대해 단체의 리더들을 대상으로 자세히 설명했다. 한 회장은 "이틀동안 오전 8시부터 오후 5시까지 이어진 마라톤 교육이 힘은 들었지만 비영리단체를 운영한다면 반드시 리마인드 할 필요가 있는 좋은 교육이었다"며 "외부적으로도 시니어회의 새로운 리더십이 심기일전해 모든 것을 정상적으로 해나간다는 의지를 보이는 것이 무척 중요하다"고 참가의 의의를 설명했다. 현재 시니어회는 비상대책위원회와 새로운 조직구성을 거치는 동안 꾸준히 진행했던 노력들이 조금씩 빛을 발하고 있어 더욱 고무된 상태다. 한 회장에 의하면 시니어회는 조만간 카운티 정부로 부터 그랜트 4000달러를 받게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6월 카운티 정부의 그랜트 청문회에 나가 요청했던 금액의 전부는 아니지만 정상적인 운영을 인정해 소정의 그랜트를 받게된 것. "금액의 크기를 떠나 카운티 정부로 부터 그랜트를 받게됐다는 것은 상징적인 의미가 크다"는 한 회장은 "급식보조 중단 등 그동안 문제가 됐던 부정적인 지적사항을 시정하고자 노력한 것을 인정받은 셈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한 회장은 "하루아침에 사정이 호전되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한인커뮤니티의 단체들이 다른 소수계 커뮤니티에 비해 비협조적이며 소극적이라는 인식을 불식시키고 각급 정부가 원하는 기준에 순응하는 작업을 착실히 해나가다 보면 반드시 길은 보일것"이라며 "내부적인 운영에서도 마찬가지다. 임원진이 확고한 기준을 갖고 투명한 운영을 하며 회원들에게 혜택이 돌아가는 것을 우선시 한다면 단체는 발전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한미시니어회는 사무실 운영을 도울 봉사자와 자체 운영 중인 점심제공 프로그램을 위한 후원의 손길을 기다리고 있다. 서정원 기자

2018-08-24

'코리안 아메리칸' 이민자 삶 화폭에 담아

"이민 1세, 그들은 항상 떠나온 땅과 도착한 땅에서 이방인의 취급을 당하기 마련이다. 나는 내가 일하고 숨쉬는 땅에서 이방인이 되지 않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피부, 언어, 문화의 격차 속에서 쉬지않고 싸우고 있는 또 하나의 나를 본다. 과거와 현재, 이상과 현실, 물질과 정신이라는 대립과 반복의 틈바구니에서 나는 나의 일그러진 자화상을 종종 보곤한다." 양민숙 화가는 그가 남가주 한인 미술가협회장을 하던 당시 신문에 기고했던 이 글이 전시작품의 기저를 이루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인간을 '호모 비아토르(Homo Viator), 즉 길 위의 인간'으로 정의한 철학자 가브리엘 마르셀을 좋아한다. 시인 류시화의 설명처럼 - "인간은 본질적으로 '길을 가는 사람'이다. 공간의 이동만이 아니라 현재에서 미래로 이동, 탄생에서 죽음까지의 과정도 길이다. 삶의 의미를 찾아 길을 떠나는 여행자, 한곳에 정착하지 않고 방황하며 스스로 가치있는 삶을 찾아 나서는 존재를 가리킨다" - 그는 그렇게 이민자의 길을 걷고 있다. '코리안 아메리칸'이라는 용어가 진부하지만 이 표현을 거부할 수 없다. "겉은 화려하지만 속은 눅눅한" 삶, 그러나 그는 전인권의 곡 '그것만이 내 세상' 가사에 있는 것처럼 "하지만 후회는 없어(yet, I have no regrets)"라고 내뱉는다. 작품에 그렇게 영어로 썼다. 상처 뿐인 과거를 끄집어 내서 힐링하고 또 방황하고 그렇게 자기 길을 찾아가고 있다. "남의 답이 아니라 자신의 답을 찾는 것이 호모 비아토르"이기 때문이다. 2년 동안 그린 작품을 모아 오늘부터 9월15일까지 예술사랑에서 아홉번째 전시회를 연다. 그는 64년을 한국과 미국에서 반반씩 살았다. 그는 "나는 코리안도 아니고 아메리칸도 아니다. 독특한 '코리안 아메리칸 컬처'를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이번 전시작품은 초현실주의적이다. 그는 "작품은 보는 사람의 해석에 달린 것"이라며 작품의 설명을 아꼈다. 그는 대전 현대미술가협회 국제전 미국 커미셔너로 위촉받아 재미 한인작가, 교수 등과 함께 여러 차례 재미 작가전을 열기도 했고, 2014년도에는 거제시 초청으로 거제문화예술회관에서 재미 중견작가 11명이 함께 전시회를 갖기도 했다. 1998년도에는 박동인씨와 함께 LA중앙일보 벽화작업을 하기도 했다고 회상했다. 이번 전시회를 주최한 예술사랑의 김성일 작가는 "음악과 미술은 잘 어울린다. 전시회를 겸해 미니콘서트를 준비했다. 작곡가 겸 기타리스트 스티븐 양, 싱어 지나 정씨가 감성이 담긴 목소리를 제공할 것이다. 국밥을 준비하고 바비큐도 한다."고 말했다. ▶전시회 장소: 15551 Cajon Blvd., San Bernardino. ▶문의: (310)561-4628 이재호 객원기자

2018-08-24

‘살아갈 하루가 내 앞에 있다’

"살아온 삶의 행로를 되돌아보는 시간이 필요했다… 암 완치 이후 내가 가진 모든 것,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동원해 오늘을 살려고 한다" 수필가 김혜경씨가 자신의 첫 번째 에세이집 ‘오늘이 그런 날이다’(해드림출판사)를 최근 펴냈다. ‘혼자만의 시간’, ‘그들이 남긴 자리’, ‘처음부터 그러하였듯이’, ‘생각을 바꾸는 일’ 등 총 4부로 구성된 이 책에는 ‘살아갈 하루가 아직 내 앞에’를 비롯해 ‘주홍글씨’, ‘관계 정리의 미학’ 등 저자의 잔잔한 감수성을 감로수처럼 담아 낸 수필 60편이 실려 있다. 애틀랜타 중앙일보에 매주 글을 싣고 있는 저자는 경륜과 진솔함을 바탕에 둔 특유의 감성적 필체로 일상을 노래하듯 풀어간다. 육신이 고단한 이민생활을 살아가야 하는 동시에 안면가득 미소를 머금을 수밖에 없는 일상의 이야기 속에서 한올 한올 건져 내는 섬세하면서도 진지한 통찰이 돋보인다. 40대 초반인 1999년 겨울 어느 날 불현듯 찾아온 암 판정과 5년간의 항암치료 과정에서 느낀 복잡다단한 심경, 마치 칠흑 같은 극한의 터널을 지나는 순간 느낀 불안과 고뇌, 그로부터 깨달은 바가 수필 곳곳에 서정적 어조로 배어 난다. “예수 믿는 집안에서 태어나 죽음을 목도하는 간호사로 일했기에 죽음이라는 인생의 통과의례가 반드시 두려움의 대상만은 아니다”라고 느끼며 살아왔다고 했다. 그러나 정작 자신의 암 투병은 이런 생각을 송두리째 바꿔놓았다. “죽으면 하늘나라로 간다는 생각이 있어서 두렵지 않았지만, 정작 암 선고를 받고는 내 모든 걸 다 주어도 살고 싶을 만큼, 살겠다는 열망이 강했어요.” 김씨는 지난 22일 로뎀 카페에서 기자와 가진 인터뷰에서 “스스로 위선이라고 느껴질 때의 절망은 이루말 할 수 없었다”고 털어놨다. “무기력한 내 모습을 보면서 살아온 40여 년의 인생이 그렇게 비참하게 느껴질 수 없었다”는 것이다. 인생의 끄트머리에 서 있다는 두려움이 강하게 엄습할 때 그의 마음을 달랜 것이 글쓰기였다. 글을 쓴다는 것에 대한 오랜 염원과 갈급함도 열정을 지폈다. “살아온 삶의 행로를 되돌아보는 시간이 필요했던 것 같아요. 글을 쓰면서 아직 내 감성이 살아 있구나 안도했습니다.” 완치 판정 이후, 가진 모든 것과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동원해 오늘을 살려 한다는 그는 스스로 ‘행동파 낙관주의자’라고 부른다. 그런 그이기에 이제는 누군가에게 ‘행복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말해줄 수 있을 것 같다. 그는 “삶의 본질은 관계”라고 운을 뗐다. 관계에서 얻는 자족감이 행복을 이끄는 원동력이라는 의미로 받아들여 진다. 그리고는 “주변의 여건이 내 뜻대로 흘러가는 것이 곧 행복”이라는 소박한 정의를 내렸다. 서울에서 태어나 간호학을 전공한 김씨는 첫사랑 남편과 함께 1981년 미국으로 이민을 왔고, 슬하에 장성한 두 자녀가 있다. 간호사 경험을 십분 발휘해 2004년부터 애틀랜타 근교에서 양로원을 운영해왔다. 남편 성을 따르기 전 성씨는 황씨였다. 그래서 양로원에선 “황 원장”으로 불린다. 황 원장에게 ‘노년의 행복’은 무엇일까. “자식만 바라보고 산 이민 노년층일수록 상실감이 큰 것을 종종 목격합니다. 암 투병 이후 가장 나답게 사는 것, 더 얻으려 하기 전에 비우고 깨닫는 것에 삶의 초점을 맞추는 나처럼, 노인도 자기대로 살려는, 실리적이고 이기적인 행복의 지혜가 필요한 것 같아요.” 김씨는 증정본 30권을 로뎀 카페에 맡겼다. 선착순으로 가져가면 된다. 기타 책 관련 문의는 이메일(adonispch@gmail.com)로 하면 된다. 허겸 기자

2018-0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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